맛있는 것들2015. 1. 9. 11:00



 1월 6일과 7일 이틀 연속으로 제리코 바 앤 키친을 찾았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낮반과 저녁반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분이 운영하는데, 내가 방문한 낮 시간대에는 슬로우푸드 스타일의 런치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1인 주방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붐빌 때는 약간의 기다림도 감수해야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들어간 식재료에 대한 주인의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자기가 먹고 있는 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아야 한다는 그 분의 신념에 공감하면서 나는 너무 입 속에 음식을 밀어넣기 급급하지 않았나 잠시 반성해본다. 

 첫 날은 한라봉 케익을 먹으러 간 거였는데 운 좋게도 신메뉴에 넣기 위해 테스트 중인 토종밀 빵 두 종류와 수제 한라봉 잼도 맛 볼 수 있었다. 원래는 연희동의 어느 빵집에서 빵을 가져오셨는데 원하는 스타일과 차이가 있어서 직접 만드시기로 했단다. 내 입맛에는 좀 더 오래 발효시켜서 시큼한 맛이 나는 쪽이 겉도 바삭하고 더 맛있었다. 다음 날은 식사를 위해 까르보나라를 주문했다. 생크림을 사용해 국물이 흥건한 스타일이 아닌, 유기농 계란과 파마산만을 사용해 진한 풍미가 살아있는 까르보나라였다. 당연한 거지만 파마산을 즉석에서 갈아 사용한 점도 좋았고, 아마도 직접 만드신 듯한 반건조 토마토도 새콤하니 파스타와 잘 어울렸다. 오늘 곁들인 빵은 어제 먹은 앉은뱅이밀에 흑밀을 섞어 만드셨다는데 조금 더 촉촉하고 폭신했고 향이 좋았다. 거기에 쌉싸름한 래디쉬,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야생 모과차와 말린 사과까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토종인 앉은뱅이밀을 이용해 만든 빵 두 종류, 그리고 수제 한라봉 잼



반건조 토마토를 곁들인 까르보나라



거기에 곁들이는, 앉은뱅이밀에 흑밀을 섞어만든 빵과 래디쉬, 올리브, 모짜렐라



후식으로 나온 야생 모과차와 말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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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들2015. 1. 9. 10:49


 
 화려하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먹어보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올라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채소는 주인이 직접 텃밭에서 키운 것이며, 농밀한 맛의 네덜란드 치즈는 마트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 불가다. 거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집인 Vlaamsch Broodhuys에서 가져온 사워도우 빵에 수제 잼과 버터를 곁들여 하나하나 맛보고 있자면 작은 것까지 세심하게 챙긴 주인의 정성에 감사하게 된다.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차도 구비되어 있으며 아래 사진에 나온 사워 밀크를 이용한 음료처럼 독특한 것들도 있다.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진득한 초코 케익을 비롯한 디저트도 일품이다. 포크와 나이프를 비롯한 식기들은 주인이 직접 유럽의 앤티크 시장을 돌며 수집한 것들이다.



 
 대화를 할 때도 뻔한 말들은 생략하고 필요한 말만 하는 네덜란드인들의 실용주의가 이 식탁에서도 드러나는 듯 하다. 거기에 주인 특유의 섬세함이 더해지니 소박하면서도 투박하지 않다. 




 Gartine가 있는 곳은 암스테르담 중심가지만, 큰 길에서 벗어난 좁은 골목이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하기는 힘들다. 가게의 최대 수용인원이 스무명에 불과한데다가 오후 6시면 문을 닫고 일주일에 이틀씩 쉬기 때문에 맘 편하게 식사하려면 미리미리 예약을 하는 편이 낫다. 아침과 점심, 하이티 메뉴를 제공하며 가격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는 네덜란드어지만 매장에서는 영어 메뉴도 제공한다.


Gartine ( gartine.nl )
10:00-18:00 월요일, 화요일 휴무
Taksteeg 7 BG, 1012 PB Amsterdam, Netherlands
+31 20 320 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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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들2015. 1. 5. 21:31



몇 달 전 집 근처에 쌀국수 집이 하나 생겼는데 앞을 지나갈 때마다 풍기는 국물 향이 심상치 않았다. 왠지 이 집은 그냥 맛있을 것 같다고 수긍해버리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래놓고도 해를 넘겨서야 겨우 맛을 보게 된 국물 맛은 기대 이상으로 풍부하고 깔끔했다. 내가 쌀국수를 많이 먹어본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어디 가서도 안 꿀릴 듯. 바가 있어서 혼자 가서도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시원하면서도 정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종종 찾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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